E.T 그리고 BMX My Ride & Joy



 

 

다들 기억는가? 이 꼬마아이들과 그분(?)의 황홀한 도주를...!?

 

그리고 아래의 장면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으리라...?(있다면? ㅡㅜ)

 


 


그렇다.
 

위의 그 명장면에 등장하는 영화속 중요 소품아닌 소품으로 등장하는것이 바로

 

"자전거" 인 것이다

 

때마침 이시절 미국의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자전거 아이템은 아직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BMX라는 물건이다.

 

아래 사진은 영화속 엘리엇이 타던 실재 BMX이구..

 

 

 

 

한 일본의 ET에 나오는 BMX 오덕후 중의 한사람은

 

아래와 같이 원형 BMX를 고증하기도 했다.(참으로 대단한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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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BMX - ET 산업 보고서

덧붙여서 궁금한 BMX - ET 호의 가격이지만 
● 오리지날은 25 년 전 6 만엔했다. 
● 복각판은 대만에서 만든 5 만엔 수 있었다. 
● 25 주년 기념 모델은 12 만엔이었다.

또 다시, BMX - ET 호 매니아 시노하라 씨가 철저한 연구 정보 들어갔다. 
영화 개봉 80 년대 어린 시절부터 그 추구를 계속 보이고 
궁극의 ET - BMX를 재현되고있는 연구가라고도 말할 사람. 
실제 차량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부품을 전세계에서 모아 다 갖추어진 것 같고, 
현재 KZ - 2 프레임을 KUWAHARA에서 페인트 중라고. 
시노하라 씨가 조사한 결과 ET - BMX (영화용) 각 부품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① 프레임 : 1981 년 KUWAHARA KZ - 2 
② 포크 : Tange TR - X 
③ 핸들 : REDLINE V - BAR 
④ 그립 : OAKLEY 2 (B - 2가 아닌) 
⑤ 시스템 : KUSUKI Win stem (KUWAHARA KZ - 2 stem) 
⑥ 헤드 : HATTA MX - 2 블랙 
⑦ 브레이크 : Dia compe890 실버 
⑧ 휠 UKAI 20 × 1.75 36H 블랙 
⑨ 허브 : SUZUE 라지 타입 36H 블랙 
⑩ 크랭크 : Sugino 원피스 크랭크 175 × 24T 
⑪ 첸 링 : sugino44t 실버 
⑫ 페달 : KKT KM - X 1 / 2 블랙 
⑬ 안장 : ELINA 블랙 
⑭ 시트 포스트 : NAGAOKA 알루미늄 22.4 실버 
⑮ 시트 클램프 : KUWAHARA (품명 없음) 
⑯ 타이어 : IRC 전 20 × 2.125 후 20 × 1.75 그러나 대단한군요! 아니, 왔습니다;

⑰ 컨테이너 : Knudsen CORPORATION REG - CAL 9-78 
블루 색상의 컨테이너에 화이트 도장.

출처 : http://www.hobidas.com/blog/daytona/mats/archives/2008/07/bmxet_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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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ET라는 영화를 보는 순간 저는 황홀한 경험을 했더랬다. 그리고 점점 미쳐갔다...ㅜㅠ

 

나는 그때부터 고향 대구에서 BMX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으니..

 

그때에는 동네 자전거 가게만이 이세상 자전거 판타지를 경험 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도 했다.

 

대구에 있는 자전거가게란 가게를 다 돌아다니다시피 해서...

 

결국 중학교1학년이 되는 해에(정확하지 않다..기억이..ㅜㅠ)

삼천리표 자전거를 몇대 거치다가
대만제 BMX를 손에 넣기에 이른다.(으 감격)

 

실로 꿈과 같은 시간의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하루도 빼지않고 방과 후 대구 앞산(실제 산이름입니다) 정상까지

 

픽스드기어인 bmx를 타고 올라갔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의 굵디 굵은 허벅지는
그때만들어진 것이 틀림 없으라... 
 나중엔 컴플렉스가 되기도..ㅜㅠ
한때 유행이었던 게스청바지를 입을수가 없었으니. 에효.ㅜㅠ)

 

지금은 4130바이크 에서 여전히 아래사진과 같은 BMX가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고

그 유저들도 많은 걸로 알고있다.

 




그러다가 2008년 말 드디어 와이프와 합의하에 다시 자전거를 저질러줬고

계속 집 베란다에 쳐박아두던게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머해서

기존에 타고다니던 MTB(JAMIS DAKOTA ELITE '08)를

 

처분하고 BMX로 옮겨갈려고 눈팅 했더랬다.




그러다가 사내에 브롬톤 유저를 만나

방향이 급선회했고

결국

 

현재 나는 브롬톤 라이더가 되어 행복한 자출을 하고 있다.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다


아직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기에 한번도 자출을 놓친 적이 없었다. 

 


브롬터너가 된 이후로 요즘 슬슬 생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점점 시들해져가던 자전거의 열병이 다시 도진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하나 둘 커스터마이징해가는 그 기쁨...

 

지금 이순간 장바구니를 프론트에 달고

 

마구마구 달리고 싶은건..

 

내 마음속의 ET를 싣고 언젠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고 있는 때문이 아닐까?

 


시나리오 창고 Family

시나리오 창고 - 많이 많이 읽어보세요!

닥터봉
8월의 크리스마스
넘버3
미술관 옆 동물원
쉬리
여고괴담
초록물고기
편지
투캅스
약속
은행나무침대
서편제
살인의 추억
지구를 지켜라
황산벌
싱글즈
위대한 유산
불어라 봄바람
공공의 적
공동경비구역 JSA
달마야 놀자
해안선
하얀방
일단뛰어
텔미섬씽
고양이를 부탁해
예스터데이
동갑내기 과외하기
아유레디
서프라이즈
단적비연수
동감
두사부일체
리베라메
무사
버스정류장
번지점프를 하다
베사메뮤쵸
복수는 나의 것
봄날은 간다
선물
박하사탕
세이 예스
소름
수취인불명
순애보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
오버더레인보우
오 수정
와니와 준하
와이키키 브라더스
인디언썸머
자카르타
접속
주유소 습격사건
진실게임
찍히면 죽는다
친구
커밍아웃
킬러들의 수다
태양은 없다
파이란
플라스틱 트리
피도 눈물도 없이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해피 엔드
후아유
YMCA 야구단
처녀들의 저녁식사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다찌마와리
행복한 장의사
파란대문
파업전야
산부인과
사랑하기 좋은 날
송어
깊은 슬픔
마요네즈
비트
아름다운 시절
코르셋
클럽버터플라이
킬리만자로
시월애
불후의 명작
간첩리철진
강원도의 힘
꽃잎
여고괴담 2
가위
태양은 없다
베이비세일
박봉곤 가출사건
바이준
남자이야기
가족시네마
기막힌 사내들
귀천도
학생부군신위
인샬라
지상만가
조용한 가족
키스할까요
러브
남자의 향기
올가미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러브러브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세븐틴
신장개업
꽃섬
미스터 콘돔
물위의 하룻밤
위령제
연풍연가
유리
유령
301 302
비상구는 없다
투캅스 3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우묵배미의 사랑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작가가 되려면... Family

작가가 되려면!
시나리오 작가란 시나리오만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을 흔히 가르켜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전문적이라는 말이 들어가듯이 그것을 업으로 삼는 경우가 해당된다 할수 있겠죠. 쉽게 말해서 프로의 수준이라는 겁니다. 현재 시나리오를 쓰고있는 사람들은 많이들 있습니다. 유명한 공모전이 한번 있게되면 수백편의 응모작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걸 보면 '그 어려운 장르에 참 많이들 시도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들 모두를 시나리오 작가라고 부를수 있을까요?

그건 물론 아니죠. 단지 아마츄어일 뿐입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구분지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벌써 감이 오는 분들도 있을텐데 아마츄어와 프로를 구분하는 잣대, 바로 그것은 자신의 시나리오가 단 한편이라도 영화화되었는가? 아니면 최소한 공모전에 당선되어 영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여기에 그 차이가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작가라고 하는 칭호가 붙기에는 너무도 험난한 길이 놓여져 있는것이죠. 하지만 자신의 완성된 시나리오를 하나정도 가지고 있고 또 공모전에 응모해 본 경험이 있다면 앞에 아마츄어 정도는 붙일수 있습니다. 아마츄어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거죠.

이 글을 보고 '그까짓거 같고 시나리오 작가 명칭을 쓰려고 하느냐?' 비웃을 수도 있지만 시나리오 쓰는 작업이 보통 힘이 드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장편영화의 시나리오를 한 작품 완성했다는건 그 노력과 정열을 감안해 볼때 아마츄어 시나리오 작가로 인정해 줄만한 것입니다. 일단 시나리오를 써보지 못한 네티즌은 한번 도전해서 써보십시요. 한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나서 자랑스럽게 아마츄어 시나리오 작가라는 명칭을 당당히 부여받는 겁니다. 떨어지더라도 자신있게 공모전에 응모도 하고 말이죠.

일단 경험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운이 억세게도 좋아 시나리오 쓰는 재능을 타고 나지 않은 이상 무작정 오기로 써가는 사람한테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거죠. 한편의 시나리오가 두편이 되고 세편, 네편이 되도록 열심히 쓰는겁니다.

프로 시나리오 작가는 개런티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수천만원도 받을수 있고 몇백만원 정도밖에 손에 넣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돈으로 계산되는 냉엄한 현실앞에서 절대 요행을 바래서는 안되는거죠. 많이 써보는 와중에 분명히 한 작품은 좋은 작품이 나올겁니다. 열편이고 스무편이고 써도 매번 시원찮은 작품이라면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을 조금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선택된 시나리오를 자신있게 공모전에 응모하고 영화사문을 두드리는 겁니다. 자신이 영화제작을 직접하지 않는한 혼자서는 도저히 자기의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수는 없습니다. 대신 당선이 되거나 선택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자기의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자랑스럽게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겁니다.

사실 개략적으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설명을 부담없이 해봤는데 가장 중요한건 작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시나리오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작품들과 반드시 틀리게 되어있습니다. 누가 봐도 인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영화 제작사가 한편의 영화를 만들려고 할때 기획회의를 거쳐 방향이 정해지면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제작사에서 선택한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시나리오를 쓰게 되는거죠.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드디어 촬영에 들어가는 겁니다. 이런식의 제작형태가 일반적인 것인데 본인이 지금 당장 제작사에서 선택하는 시나리오 작가가 될수는 없습니다. 다 거쳐야 될 길이 있는거죠. 시나리오 공모는 활짝 열려있는 길입니다. 실력으로 승부를 걸수 있다는 얘기죠.

시나리오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고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어김없이 경제의 법칙이 영화계에도 적용됩니다. 수요와 공급이 필요합니다. 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좋은 시나리오를 찾아다닙니다. 이런 수요에 맞춰 공급을 채워주면 됩니다. 아주 멋진 작품, 땀과 노력의 결정체를 내 손으로 완성시켜 봅시다. 오늘부터 자신있게 시나리오를 직접 써봅시다. 어느순간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에 흐뭇해 할 것입니다.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놉시스는 뭐지? Family

시놉시스는 뭐지?
일반적으로 시놉시스를 시나리오의 줄거리라는 개념으로 적용합니다. 하지만 시놉시스에는 줄거리 뿐만 아니라 작가가 추구하는 영화의 주제, 그리고 기획의도,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혹은 자세한 소개와 가장 중요한 영화의 줄거리가 첨부됩니다.

이 때 시놉시스안에 적는 영화의 줄거리 형식을 트리트먼트라 하는데 트리트먼트의 일반적인 형식은 시나리오 전체를 잘게 쪼개서 순서대로 나열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전체 시나리오를 20개 정도로 나눌수도 있고 10개 혹은 5개의 문단으로 나눌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전체를 읽어보지 않고 트리트먼트만 읽어도 충분히 시나리오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중요한 포인트의 요점을 집어서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리트먼트 형식이 아닌 개략적인 줄거리만을 적어주어도 무방합니다. 요지는 시나리오에 대한 줄거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놉시스의 가장 필요한 요소, 즉 시나리오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선택해서 작업을 해주면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놉시스안에 들어가야 될 내용은 영화의 주제, 그리고 기획의도,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혹은 자세한 소개와 가장 중요한 영화의 줄거리임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왜 시놉시스라는 것이 필요한지 궁금하실 겁니다. 간략히 설명을 해드리죠. 흔히 주변에서 볼수 있는 예는 시나리오 공모(영화진흥공사 혹은 막둥이 시나리오 공모, 씨네21 시나리오 공모등)시 원고지 20장 이내, A4용지로는 3∼4장 정도의 시놉시스를 첨부하라고 하는 것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만큼 웬만하면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를 굳이 들자면 (아마도 이건 거의 사실일겁니다) 수백편의 시나리오 공모작들을 수명의 심사위원이 읽기에는 너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도 제대로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많은 작품을 언제 정성들여 일일이 읽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시놉시스를 검토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죠. 엉성한 시놉시스라면 백발백중 시나리오 자체도 그리 나을게 없다는 판단이 들 것입니다. 그들은 다년간 영화를 경험한 전문가들이니까 감이 오겠죠. 그렇다고 해서 시놉시스만 잘 써있다고 시나리오가 잘 되어 있으리라는 보장은 더더욱 없습니다. 단지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지니까 이것만으로도 대성공이라는 얘기죠.

잘 씌여진 시나리오가 시놉시스를 잘못 쓴 탓에 읽혀보지도 못하고 사장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시나리오 쓰는 만큼의 노력으로 시놉시스를 쓴다면 충분히 훌륭한 문장의 시놉시스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나리오 쓸때는 그저 시나리오 쓰는데만 집중을 했습니다. 머리속의 영상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지나가고 있었고 그것을 글로 잘 표현하는 것이 저의 시나리오 쓰는 방식이었죠. 그러다보니 시놉시스라는 것을 쓴 건 이미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 공모전에 제출할 때 줄거리를 쭉 적게 되면서 써보게 된겁니다. 이렇게 한건 제 자신의 나름의 방법이기도 하니까 틀리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나리오 한편을 쓰는데 소요된 시간이 거의 10개월 가량 되는데 너무 오랜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처음 쓰는 것이었고 또 시나리오에만 전념하지 못했다는 핑계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놉시스를 몰랐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머리속에서 영상들을 만들어가느라 생각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도 길었던 것이죠. 시놉시스를 미리 작성했더라면 조금이라도 그 기간이 단축될 수 있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머리속에서 영상으로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것보다 일단 완성된 줄거리를 토대로 영상을 생각해 나가는게 훨씬 효과적일테니까요.

또 하나 중요한건 시놉시스를 쓴다는 그 자체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시놉시스를 쓰기 위해서는 관심되는 소재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간략하게 줄거리를 짜 놓는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개의 시놉시스를 써 둔다면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거죠.

자! 박하사탕의 시놉시스를 살펴볼까요?

이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과거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이틀 전, 한달 전, 또 이년 전, 오년 전……. 그리하여 마침내 20년이라는 시간을 역류해서 마지막엔 20년 전의 어느 순간.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때의 모습에서 멈추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마치 사진첩의 맨 뒷장에서부터 거꾸로 펼쳐보듯 한 남자의 20년 동안에 걸친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점점 젊어지고, 세월이 만든 오염과 타락의 때를 벗으며 젊음의 순수함을 되찾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마치 두터운 녹을 벗겨낸 은식기가 조금씩 조금씩 그 영롱하고 맑은 광택을 드러내듯이.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아름다움과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chapter #1.
야유회 1999년 봄

주인공 김영호가 '가리봉 봉우회'의 야유회 장소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20년 전 첫사랑의 여인 순임과 함께 소풍을 왔던 곳. 그러나 세월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후다. 기찻길 철로 위- "나 다시 돌아갈래!" 영호의 절규는 기적소리를 뚫고, 영화는 1999년 오늘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chapter #2.
사진기 사흘전,1999년 봄

영호는 마흔살, 직업은 없다. 젊은 시절 꿈, 야망, 사랑, 모든 것을 잃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중년. 어렵사리 구한 권총 한정으로 죽어버리려 하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사내- 광남의 손에 이끌려 이제는 죽음을 앞둔 첫사랑 순임을 만나게 된다. 스러져가는 그녀 곁에서 박하사탕을 든 채 울음을 토하는 영호. 그리고, 그녀가 남긴 추억의 카메라를 단돈 4만원에 팔아버리는 이 사내. 알 수 없다.

chapter #3.
삶은 아름답다 1994년 여름

서른 다섯의 가구점 사장 영호. 마누라 홍자는 운전교습강사와 바람피우고 그는 가구점 직원 미스리와 바람피운다. 어느 고기집에서, 과거 형사시절 자신이 고문했던 사람과 마주치는 영호. "삶은 아름답다"라고 중얼거려본다. 집들이를 하던 날 아내 홍자의 기도가 장황하게 이어질 때 그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 안의 모든 것으로부터 1994년 어느 여름의 일.

chapter #4.
고백 1987년 4월

영호는 닳고 닳은 형사. 아내 홍자는 예정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만삭의 몸이다. 사랑도 열정도 점점 식어만 가는, 지극히 일상적인 삶에 대한 권태로움으로 지쳐버린 김영호. 그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 잠복근무차 출장갔던 군산의 허름한 옥탑방. 카페 여종업원의 품에 안긴 그는 첫사랑 순임을 목놓아 부르며 울음을 터뜨린다. 1987년 4월.

chapter #5.
기도 1984년 가을

아직은 서투른 신참내기 형사, 영호. 그는 선배 형사들의 과격한 모습과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폭력성에 의해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순수함을 부인하듯이 순임을 거부한다. 마침내 그의 광기가 폭발해버리던 어느날, 그는 자신을 짝사랑해오던 홍자를 그냥 택한다. 1984년의 어느 가을, 순임을 만난지 정확히 5년째 해였다.

chapter #6.
면회 1980년 5월

영호는 전방부대의 신병. 긴급출동하는 영호는 트럭에서 면회왔다가 헛걸음치고 돌아가는 순임의 작은 모습을 보게된다. 또다른 비오는 날의 텅빈 위병소 앞 순임은 오늘도 영호를 기다린다. 영호는 그날 밤 광주 역 주변 어둠 속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순임인 듯 마주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영호의 M16에서 발사되는 총성. 우리 모두에게 잔인했던 1980년 5월 어느 날이었다.

chapter #7.
소풍 1979년 가을

이야기의 시작, 영화의 끝. 구로공단 야학에 다니는 10여명이 소풍을 나왔다. 그 무리 속에 갓 스무 살의 영호와 순임도 보인다. 둘은 서로 좋아하기 시작한 듯 하다. 젊음과 아픔다운 사랑. 순수한 행복감에 잔뜩 젖어있는 두 사람. 눈부신 햇살 아래서 영호는 순임이 건네준 박하사탕 하나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79년 어느날. 이렇게 영화는 마지막에 와서 다시 시작한다.

현재 소개되고 있는 시놉시스 자료중에 가장 자세하게 나와있는 박하사탕의 시놉시스입니다. 일반적으로 시놉시스라고 소개되고 있는 글들은 영화홍보 차원에서 아주 간단하게 줄거리만을 간략히 적어놓은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끝까지 줄거리를 얘기해 주지도 않죠. 정확한 의미에서 시놉시스라고 할 수 없고 길라잡이 사이트내에서 제공하는 시놉시스 창고의 자료들도 시놉시스 형식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영화내용을 참고하기 위해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시놉시스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의 줄거리를 끝까지 적어주어야 합니다!

위에 소개하는 박하사탕의 시놉시스 역시 정확한 형식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살펴보면서 설명을 하자면 영화의 주제와 기획의도, 그리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습니다. 처음 세문단이 영화의 기획의도라고 보면 되겠고 chapter #1∼chapter #7까지 정리된 내용이 트리트먼트 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는 영화 하얀방의 등장인물 소개입니다. 등장인물은 보편적으로 영화속의 이름과 나이, 대략적인 특징들만 적어주는데 시놉시스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등장 인물]

한수진

20대 중반 미혼 여성. 오프라인 방송국 비디오저널리스트 의지와 주관이 강하다. 동시에 인간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 이석과 사귀는 중에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한다. 그러나 태아령의 저주로 인해 수진의 배가 다시 불러온다. 위기에 빠져드는 수진은 유령웹사이트를 접하게 되면서 저주의 비밀을 풀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아령은 이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태아령의 저주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모성의 힘으로 뱃속에 들어온 태아령을 낳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도하게 일에 집중할 때 간헐적으로 사물이 흑백으로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수진은 직업과 관련하여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정이석

30대 초반 남자. 야망이 큰, 유능한 시사프로그램 프리랜서 진행자. 방송일을 하면서 수진과 알게되고 사귄다. 수진을 임신시킨다. 과거에 유실이라는 여자를 임신시키고 강제로 유산시킨 경험이 있다. 그의 행동은 겉으로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안으로는 피폐한 영혼을 가진 이중적인 인간이다.

조유실

20대 초반. 여성. 과거에 이석의 아이를 가졌다가 강제적으로 유산한 경험이 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어했다. 유산 이후 자폐적으로 변하면서 죽은 아이를 기리는 하얀방이라는 사이버 공간과 인형을 만들고 자살했다.

서지애

20대 중반 여성. 유실과 절친했던 친구. 수진을 만나서 자신이 알고있는 유실의 과거를 말해준다. 수진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최형사

40대 전후 남성. 태아령의 저주에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수진이가 태아령의 비밀을 풀어가는데 조력한다.

은희

6살. 여자. 수진의 동네에 사는 아이. 시력이 매우 약하다. 수진이가 태아령을 두려워하지 않고 낳도록 암시를 주는, 유령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트리트먼트는 영화의 줄거리를 세분화해서 자세하게 적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 트리트먼트만 참고를 해도 시나리오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시나리오의 진행과정대로 나열해 나가는 것이 보편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크게 크게 나누는 것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위에서 본 박하사탕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시놉시스 쓸때는 약간의 문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시나리오를 쓸 정도의 실력이라면 시놉시스도 그리 부담갖지 않고 쓸수 있을테지만 줄거리를 이어나가는데는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매끄러운 문장연결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시놉시스를 완성도 있게 작성해 놓으면 좋습니다. 시놉시스만 가지고 공모에 낼건 아니지만 요즘은 시놉시스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죠. 시나리오 쓰기 위한 전 단계로 보고 부담없이 쓰면 됩니다. 다시말하면 대강의 스케치를 하는것이죠.

그렇다면 시놉시스를 쓸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꼭 쓰고싶은 소재가 떠올랐을 때 이것을 메모장에 캐치해 놓고 그 다음에는 분명 자료를 찾게 될겁니다. 시나리오 쓰기파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자료라고 이미 말씀드렸죠? 어느정도 모인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만들어 가면서 머리속에 영상을 떠올려보는 것이죠. 스쳐가는 영상들을 대강대강 짧고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영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면 생각만으로 이야기 구성을 해나가도 됩니다. 이건 각자 개인의 특성이기 때문에 어느것이 더욱 좋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대강의 짤막한 얘기들이지만 연결시켜서 줄거리가 되도록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시나리오가 제대로 씌여질테고 그 후에 시놉시스도 완벽한 문장이 될테니까요...

시놉시스를 완벽하게 써놓고 시나리오를 쓰는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시간 절약이 되니까요. 그러나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의 취향이기 때문에 어느것을 선택하라고 얘기할 수 없는거죠.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에서 시놉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꼭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나리오 절대로 이렇게 쓰면 안된다 Family

시나리오 절대로 이렇게 쓰면 안된다


예전에 연극연출을 한적이 있습니다. 물론 배우로써 무대에 선 경험도 있구요. 그런데 그때 배웠던 것 중에 배우가 무대에서 해서는 안되는 동작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무대에서 등을 보이는것, 또는 고개를 숙이고 대사를 한다던가 관객쪽이 아닌 무대쪽으로 대사를 하는것, 물론 예외적인 상황은 제외하고 말이죠. 이외에도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동작들이 있습니다. 이런 제약을 두는 이유는 결국 관객에게 효과적인 연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겠죠. 그만큼 감동도 덜할테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시나리오를 쓰는데 있어서도 이런 약간의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식으로 쓰지 말라는 얘기죠. 고객감동의 차원하고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좀 더 좋은 시나리오를 쓰기위한 것이니까 새겨들을 필요가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미국의 여류 시나리오 작가인 프랜시스 마리온이 초보 시나리오 작가들이 범하기 쉬운 서른한가지 잘못을 지적한 것이 있는데 이것을 황왕수씨가 그 자신의 경험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참고해서 선정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소개하려 합니다. 다만 머리속에 유념해야 될 사항은 아래의 내용에 꼭 맞게 시나리오를 적으라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참고로 삼아서 "정말 이런 부분은 조심해야 겠구나" 라는 것을 느끼라는 의미에서 적는 겁니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근 차근 정리하며 읽어보세요!

하나. 스토리에서 영상적인 재료의 부족

그림이 되지 않는다든가, 또는 그림이 되기 어려운 소재가 너무 많은 경우, 그 결과는 영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된다.

둘. 쓰기전에 충분히 숙련되어 있지 않다.

구성의 불충분, 인물에 관한 지식의 부족 등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그대로 쓰게 되면, 그것은 틀림없는 실패작이 된다.

셋. 너무 약한 Struggle, 그래서 약한 클라이막스

Struggle이 약하면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데 충분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도 약해지게 된다.

넷. 추상적인 표현

이것은 주로 지문에 관한 것인데, 제3자가 읽어서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표현은 좋지 않다. "민철은 더욱 고독해진다" 등과 같은 마음의 내면만을 쓴 지문. 또 마음의 내면이 아니더라도 "시간은 거침없이 지나간다"와 같은 표현도 영상화 하기가 어렵다.

다섯. 영상으로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 완전히 표시되어 있지 않다.

자기는 표시했다고 하더라도 제3자에게는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민철은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라는 지문이 있다고 하자.
그 앞에 민철이 택시를 잡는 장면이 있다면, 이 지문의 민철은 뒷좌석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알수 있지만, 그런 장면이 없다면 민철이 차를 운전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지, 운전자가 따로 있는지 확실하지가 않다. 음주운전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크게 다른 것이다.

여섯. 대사로 설명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대사를 지나치게 쓰는것은 잘못이라고 마리온 여사는 지적하고 있다. TV 드라마의 경우는 대사를 많이 쓰는 것이 좋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시나리오는 그렇지가 않다. 대사가 드라마로서 살아있는 경우라면 어느정도 많더라도 상관없다. 문제는 설명을 위한 대사가 과다한 경우인데, 이것은 어떤 경우든 안된다.

일곱. 입버릇 처럼 상대의 호칭을 부르는 대사

"준이야, 너 학교가 싫으냐?"
"어머니, 오늘은 어디 다녀오셨어요?"
"아버지, 요즘 어디 편찮으세요?"
이런 경우의 "준이야" "어머니" "아버지"는 부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대사속의 호칭은 대사의 박력을 강하게 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무의미한 호칭은 삭제해야 한다. 대사를 주고받는 사이에 가령 "아버지!"하고 상대의 호칭만을 안이하게 써서, 호칭 다음에 무엇을 말할 것인지 알수 없는 대사는 실수라고 해도 어쩔수 없다.

여덟. 문장과 같은 대사

설명을 위한 대사에는 자연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하는 문장과 같은 대사가 많아진다.
"돌아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른 나는 마침 물건을 사러온 민철씨의 부인과 우연히 만났어요" 이런 대사이다. 이것 또한 생생한 대사라고 하기는 어렵다.

아홉. 대사에 개성적인 차이가 없다

대사에 차이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똑같은 대사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어떤 인물의 대사에나 똑같은 <버릇>이 있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그것을..." "나도 그것은 전부터..."
이렇게 대사를 끝까지 말하지 않고 도중에서 끊어버리는 일은 종종 있다.
이런 기법은 의미만 알수 있으면 템포를 주기 위해서도 당연한 처리이다.
그러나 등장인물 모두가 이렇게 도중까지만 말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지만, 각 인물의 대사에 똑같은 어떤 <버릇>을 가진 것을 작자는 모를때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인물의 성격을 베이스로 해서 대사를 써야 하는 것이다.

열. 주요인물의 과거로 자주 되돌아가는 스토리

회상이 많은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과거로 빈번히 되돌아가 회상하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 그런 스토리는 안된다는 것이다. 회상이란 본래 설명을 위해서는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열하나. 어느 인물이 주요인물인지 알 수 없다

어느 인물이나 똑같은 비중으로 취급되어 있는 것인데, 특히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것은 가장 나쁘다.

열둘. 주인공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주인공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애매한채 드라마가 진행되는 것은 좋지 않다.
주인공에 관해서는 적어도 어떤 일을 하면서 생활하는 인물인지, 가족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떤 가족구성인지, 주거는 단독주택의 자기 집인지 아니면 전세인지, 그것도 아니면 식객인지, 그런 정도는 도입부에서 알려둘 필요가 있다. 일부러 그 특정부분을 숨길 필요가 있는 스토리라면 모르지만...

열셋. 인물의 비중이 도중에서 바뀐다

예컨대 전반에서는 민철이 상당히 비중이 있게 취급되어 있는데, 후반에서는 별다른 활약도 없고 별로 중요한 인물도 아닌것이 된다. 그 대신 전반에서는 거의 활약이 없던 현주가 후반에서는 무게있게 취급되어 인물의 비중이 도중에서 바뀌는 것은 안된다. 인물의 변화에 대응하여 이야기도 주계와 방계가 뒤바뀌게 되면 이제는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열넷. 인물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중을 가진 인물이 너무 많은 경우이다.

열다섯. 확실한 목적없이 인물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모든 등장인물은 그 인물을 등장시키는 뚜렷한 목적이 없어서는 안된다.

열여섯. 동기가 없는 것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 동기가 확실하지 않고 그저 맹목적으로 행동하든가 말하게 해서는 안된다. 사건에 대해서는 특히 동기가 중요하다.

열일곱. 관객이 받아들일수 없을 정도로 인간성을 상실한 인물의 등장

너무나 비인간적인 인물, 짐승과 같이 잔인한 인물, 극단적으로 감정적인 인물 등, 이른바 상식의 틀을 벗어난 인물이 특수한 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성이 있는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에는 리얼리티를 상실하게 된다.

열여덟. 부자연스럽게 오해를 잇따르게 하는 설정

민철이 현주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고 하자.
그 오해는 현주가 한마디 변명만 하면 쉽게 해결될 것인데도 불구하고, 부자연스럽게 현주에게 그것을 말하게 하지 않고 스토리의 편의상 계속해서 민철에게 오해를 갖게 하는 묘사는 안된다.
오해란 당연히 오해하더라도 할 수 없다고 하는 단순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또 오해가 풀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연이 아닌, 풀어질 수 없는 필연성이 계속되지 않아서는 안된다.

열아홉. 작품스타일의 불통일

작품에는 크게 분류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있다. 장르라고 해도 좋다. 예컨대 도입부에서부터 전반부는 희극으로 생각되는데, 도중에서 갑자기 진지한 드라마로 바뀌든가 하면, 그것은 주제가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물. 인물의 감정반응이 관객이 납득하는 것과 다른 경우

작중인물의 리액션이 관객의 리액션과 달라져서는 중요한 내용이 이해되지 않게 된다. 특이한 개성이 특이한 리액션을 일으키는 경우라고 해도 그 반응자체가 관객의 이해를 뛰어넘는 특이한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만일 그것을 허용하게 되면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이 된다. 이른바 작자의 독선적인 잘못이 되는것이다.

스물하나. 옥타브를 끌어올리는 것이 극적인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감정의 옥타브를 부자연스럽더라도 올려주게 되면 극적 박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감정의 옥타브를 올려주는 것보다 차라리 억제하는 편이 영화의 깊이를 더해 주고 농밀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스물둘. 감정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너무 지나치면 역효과가 된다

등장인물이 감동하여 울부짖는 씬을 보고 오히려 기분이 상할 때가 종종 있는것은 작자가 감동적인 씬이라고 해서 너무 지나치게, 말하자면 너무 겉돌았기 때문이다. 감동적인 영화는 감정을 표출한다고 해서 감동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표출하면 할수록 그것은 관객의 마음에 충격을 주든가 거부감을 일으키게 된다.

스물셋. 시간경과의 무신경

친구가 찾아온다.
"자! 올라오게" 하자 친구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다음은 용건에 대한 대화를 1~2분간 한다.
얘기가 끝나자 "그럼, 이만 실례하겠네" 하고 친구가 돌아간다.
이런씬은 시간을 무시한 잘못이다.

스물넷. 대사와 동작이 연동되지 않는 잘못

예를 들면 사나워진 여성이 "안돼, 안돼" 라고 말하며 저항하는 것은 처음에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난폭한 행동이 한참 진행되고 나서 말할 때는 의미가 다소 달라진다.
즉 대사와 동작의 연동에는 연출상 정해진 시간적인 계산이 존재하는 것이다.

스물다섯. 이름이 비슷한 혼란

영란과 난영이 등장한다든가 형준과 준형, 민구와 민우가 등장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물여섯. 사고 특히 죽음의 활용

이야기의 해결이 어려울 때, 갑자기 인물을 죽게 하는 것은 최하의 방법이다.
간단히 살인을 하든가, 간단히 자살을 하게 하는 등 너무 안이하게 죽음을 다루어서는 안된다.
되도록이면 필사적으로 죽음 이외의 방법을 택하거나 죽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내용이 시나리오를 쓸 때 유념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그런데 강조해야 될 중요한 설명이 남았습니다.
중요한 설명이라고 했는데 바로 이 설명에 관한 내용입니다.


절대 설명이 많은 시나리오는 안됩니다.

물론 여섯번째로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죠. 황왕수씨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황왕수씨가 신출나기 였을때 시나리오 제1고를 써서 영화사의 제작담당 중역에게 제출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읽고나서 이렇게 말했죠. "여보게 드라마란 것은 설명이 아니네. 이 시나리오는 전부 설명뿐이야" 그 당시 그는 시나리오를 되돌려 받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이미 설명이 많은 시나리오는 안된다는 것을 책에서 보고 또 선배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알고는 있었어도 실제로 쓴 것은 설명뿐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시나리오였던 것입니다.

시나리오 속에서 설명이라는 것은 필요한 요소이며, 설명이 없는 시나리오란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설명을 어떻게 교묘하게 드라마속에 집어넣는가인 것입니다. 통상 드라마 속에서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요소가 절반은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묘사입니다. 이 절반씩의 요소를 그대로 표현하게 되면 당연히 설명 50%의 시나리오가 됩니다. 그런데 이 설명을 교묘하게 드라마속에 엮어넣는데 성공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50%의 설명은 묘사에 의한 드라마에 흡수되어 점차 제로에 가까워지는 거죠.

또하나 잊지 말아야 할것은 시나리오 기법에서

<구차스런 설명은 첫머리에 가져가라>
라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설명은 해둘 필요가 있는 일인데, 복잡하고 까다로워 잘 알 수 없는 것은 되도록 시나리오의 첫머리에서 하는것이 좋습니다. 중간에 복잡한 것을 설명하는 것! 좋은 방법이 아니죠.

관객의 입장에 서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처음 영화가 시작될 때는 백지상태에 있습니다. 어떤 얘기인가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죠. 이야기를 위해 전제가 되는 것, 예컨대 인물관계나 상황의 설정을 빨리 머리속에 넣으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거죠. 따라서 구차스러운 설명을 하더라도 비교적 잘 이해해 줍니다. 하지만 이미 내용이 전개되고 진행중인 상황이 되면 관객은 지금까지 보아온 드라마의 기억라인과 그 설명이 겹쳐지게 되어 이해하는 것이 귀찮은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 결과 혼란을 가져오고 필요한 설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거죠.

관객들의 이런 심리상태까지 고려한다면 왜 <구차스런 설명은 시나리오 첫머리에 가져가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있겠죠?

<이 글의 대부분은 황왕수씨의 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저서 <시나리오 작법 48장>
<시나리오 기본정석> 에서 인용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황왕수 : 1937년 서울 출생. 전북대 영문학과 졸업. 국립영화제작소 감독. 이화여대 강사. TBC-TV PD. 문화영화 200여편 제작연출. 대종상 심사위원 한국 비디오 영상회 이사장 역임. 다보문화 대표
저서/역서 : <영화제작기법> <사진백과사전> 외 다수>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셔레이드 왜 중요한가? Family

셔레이드 왜 중요한가? 


셔레이드라는 단어에 대해서 굉장히 낯설어 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운드 뮤직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마리아(줄리 앤드류스)가 해군대령 집에 가정교사로 오고 처음 대령과 만날 때의 모습입니다. 대령은 유유히 작은 호각을 꺼내서 붑니다. 그러면 2충에서 그의 7명의 자녀들이 나타나 일렬종대로 나란히 보조를 맞추면서 계단을 내려오죠. 이 호각이라는 소도구, 그리고 호각을 분다고 하는 '행위', 이 두가지 수단으로 대령의 군인다운 기질과 규율을 중히 여기는 이 집안의 가풍, 그런 것들이 모두 표현되어 있습니다. 대사로써 "모두 모여" 혹은 "집합!" 하는 구령을 하더라도 군인다움은 나타날지 모르지만, 호각을 부는 것만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는 편이 훨씬 군인다울 수 있습니다. 대사없이 셔레이드만으로 하는 편이 이 집안의 가풍이 군기가 엄한 병영과 같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다 강하게 인상지운 것이죠.

시나리오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여러권의 책을 봤는데 그 중에서 셔레이드에 대한 설명을 해준 것은 황왕수씨가 후나하시 가즈오의 책을 번역한 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내용이 유일하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이 셔레이드라는 것이야말로 시나리오를 쓰는데 있어서 가장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며 영상으로 나타났을 때는 그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책에 있는 내용을 좀더 실용성있게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셔레이드 효과를 알고 시나리오를 쓰는것과 그냥 무턱대고 쓰는 것과는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을 감지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장 일례를 들어보면 쉽게 알수 있는데


민철은 성실한 타입으로 여성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현주의 미니스커트에 노출된 다리를 유심히 봅니다.

이때 우리는 민철의 현주에 대한 성적관심을 알아챌수 있죠. 다른 한 예를 들어보면


현주와 민철이 키스를 하고 있습니다. 현주는 눈을 감고 황홀해 하지만, 민철은 눈을 뜨고 뭔가 다른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때 역시 우리는 민철의 변심한 마음을 알수 있죠.
바로 이런식의 상황설정이 셔레이드 용법이 대입된 예입니다.

셔레이드(Charad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제스처 게임:몸짓으로 판단하여 말을 알아맞히는 놀이> 라고 되어있습니다. 몸짓이든 행위이든 상관없지만, R.S 그린의 'TV 대본 작법'에는

"시각적인 표현기법의 열쇠는 셔레이드이다. 셔레이드만이 다음과 같은 것을 나타낼수 있다. 즉 무엇을 상징해 나타냄으로써 그 말하려고 하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인데 바로 의미가 전달되는 그 <무엇>이 바로 셔레이드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렸죠. 그의 정의처럼 시각적인 표현의 관건이 되는 셔레이드는 어떤것(소도구나 동작등)을 보여줌으로써 그 배경이나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급소를 찌르듯이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셔레이드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셔레이드를 잘만 쓰면 대사나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한 인상으로 표현될 때가 있고, 인간 심정의 본질적인 부분이나 심리적인 심층묘사에 응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셔레이드에 대해서는 많은 예를 머리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시나리오의 곳곳에 필요에 따라 머리속에서 이것 저것을 골라내 사용하면 됩니다. 시나리오라는 것이 영상으로 시각화 하기위한 이미지라고 할 때, 이 셔레이드만큼 영상적인 표현은 없는 것이죠.

셔레이드의 중요성 조금은 알겠죠?
자! 셔레이드 기법에 대해 쉽게 설명해 드리죠.
인물에 대한것, 장소에 대한것, 상황에 대한것,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것까지 표현하는 기술을 살펴볼까요?


1.인물에 대한 셔레이드
2.장소에 대한 셔레이드
3.상황에 대한 셔레이드
4.인간관계에 대한 셔레이드

첫번째로 인물에 대한 셔레이드를 알아보기로 하죠.

시나리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 성격이나 신원, 심리를 한번에 표현해 보자는 겁니다. 그 표현을 위해서 그 인물의 속성(소도구)과 동작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죠.

자! 호색형 남자라면 버스속에서 두리번거리며, 여자의 궁둥이나 쳐다보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도구라면 그가 가지고 있는 누드잡지 같은 것이 될수 있죠. 이처럼 정말 단순한 것은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복잡한 것이라면 그리 쉽지가 않겠죠? 음..예를 들어 나이트 클럽에 나가고 있지만, 수렁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청순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을때 과연 어떻게 할까요?

대사로써의 표현은 이럴겁니다.

늦은 밤, 손님의 차를 타고 아파트까지 왔으나 손님을 잘 따돌리고 아파트로 들어간다.
"아저씨 늦었습니다"하고 관리인 부부에게 인사하며 자기방으로 올라간다.
이것을 바라보며 관리인 부부는 대화를 나눈다.
"정말 참한 아가씨야. 술집에는 나갈 망정 바람끼란 없단 말야"
"그래요. 보기 드물게 얌전한 아가씨에요"
하고 칭찬한다.

즉 대사로 그녀의 인품을 설명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알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셔레이드 수법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처리가 될까요?
자! 볼까요?

그녀가 자기방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방은 마치 학생의 방처럼 검소하다.
아파트의 창에 흰 수건이 널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걷어 의자에 받치고 앉는 그녀.

이것이 셔레이드를 사용한 것입니다. 한 장의 흰수건. 그녀의 생활태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의자에 덮여지는 한장의 흰 수건으로 여유없는 생활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기분을 살펴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하찮은 사람의 동작이나 습성, 소지품 중에도 제각기 그 의미는 있습니다.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여 자기가 표현할 재료로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심리적인 또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옛날에 애인이었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난다.
두 사람은 지난 얘기를 하는 중에 어느덧 조용한 숲속으로 왔다.
남자는 부인에게 키스를 하려고 한다.
부인은 "그럼 안돼요" 하고 거절한다.
그러나 남자는 부인을 끌어안고 억지로 키스를 한다.
[지금까지 저항하던 부인의 손이 어느덧 남자의 등을 힘차게 끌어안는다]

[...]속에 묘사된 부인의 손이 바로 부인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인의 마음속이야 그것이 단순한 여자의 본능이든 진짜 옛애인에 대한 애정이든 드라마의 내용에 따라야 하겠지만, 관객은 부인의 손동작에서 부인의 심리를 알 수 있는 것이죠. 바로 부인의 손이 셔레이드입니다. 이런 수법은 영화에서 흔히 보는 수법인데, 다른 사람이 이미 썼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창작하려는 노력의 부족이라고 봐야겠죠? 사람의 심리는 이러한 순간적인 동작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것을 우리는 항상 눈여겨 관찰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두번째로 장소에 대한 셔레이드를 알아보죠.

장소란 카메라로 잡는 거니까 쉽게 알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표현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가령 분주한 음식점의 표현이라면 손님들이 가득 찬 것을 찍으면 되겠지만, 만일 손님이 없어 한가한 음식점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좀 곤란해집니다. 손님이 없는 텅빈 공간을 찍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면 정말 한가한 것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즉 이 음식점에 손님이 오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만일 "왜 이렇게 손님이 없지" 하고 주인이 말하게 되면 그것은 너무 싱겁죠. 이럴때 종업원이 의자에 앉아 꾸벅 꾸벅 졸고 있다면 어떨까요? 항상 바쁘기만한 음식점이라면 종업원이 앉아서 졸고 있을 틈도 없고, 또 절대로 그래서도 않되죠. 바로 이 졸고 있는 종업원이 셔레이드인 것입니다. 또 다른 셔레이드라면 부서져 있는 의자라던가, 간판이 떨어져 있다는 것도 셔레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상황에 대한 셔레이드입니다.

전쟁중의 상황, 고부간의 갈등,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황, 그 밖에도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란 매우 추상적인 것이어서 그림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쉽게 처리하는 것이 타이틀이나 나래이션, 혹은 대사로 그것을 설명합니다. 물론 그렇게 처리해도 좋을 수 있겠지만 상황에 대한 셔레이드를 써서 처리하는 것이 훨씬 매끄럽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죠.

민철과 현주는 같은 회사에서 옆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사이입니다. 민철이 현주의 점심값을 내주었는데 현주는 그런 호의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점심값을 되돌려주죠. 하지만 현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민철은 그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책상에 놓아둡니다. 자! 어떻게 될까요?

서로 가져가지 않아 며칠이 지나도록 서류틈에 돈이 그대로 있다면 둘 사이에는 아직도 냉전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쪽에서 그 돈을 가져갔다면 아무런 대사가 없더라도 서로 이해했다는 감정을 알수 있습니다.
셔레이드가 사용된거죠.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셔레이드 수법을 간단히 네가지 상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두 남녀의 관계를 살펴보는 겁니다.

첫번째:현주는 잠자코 민철의 커피에 설탕을 넣어 준다.

두번째:현주가 설탕을 집어들며 "두개면 되죠?"하며 집어넣는다.

세번째:현주는 민철에게 설탕이 담긴 용기를 밀며 "먼저 넣으시죠" 라고 말한다.

네번째:현주는 자연스럽게 자기 커피에 먼저 설탕을 넣고 설탕용기를 민철에게 준다.

네가지 경우가 영상으로 표현된 상황이 느껴지나요?

첫번째 경우는 상당히 두사람의 관계가 깊은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부일수도 있죠.
두번째의 경우는 상당히 오랫동안 만난것 같지만, 첫번째 경우처럼 친숙해 보이지는 않죠.
또 하나 예전에는 상당히 가까웠던 사이인 것 같고, 오랜만에 다시 재회한 상황도 됩니다.
세번째 경우는 두세번 만난 관계이거나, 맞선을 보는 자리입니다.
네번째 경우, 둘은 친구 사이이던가, 첫 데이트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식의 셔레이드 표현들을 시나리오에 적절하게 사용을 할 때 좀 더 완벽한 시나리오
구성이 갖추어지는 거죠.

셔레이드에 대한 여러가지 예를 살펴보았는데, 셔레이드 묘사법이란 결론적으로 말하면
"간접묘사를 하면서도 정확히 표현하는 방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셔레이드에 대한 연구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대부분은 황왕수씨의 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저서 <시나리오 작법 48장>
<시나리오 기본정석> 에서 인용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황왕수 : 1937년 서울 출생. 전북대 영문학과 졸업. 국립영화제작소 감독. 이화여대 강사. TBC-TV PD. 문화영화 200여편 제작연출. 대종상 심사위원 한국 비디오 영상회 이사장 역임. 다보문화 대표
저서/역서 : <영화제작기법> <사진백과사전> 외 다수>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나리오 쓰기 Family

지문 ㅣ 대사 ㅣ 등장인물


대부분의 시나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시작과 끝이 중간부분보다 상대적으로 적죠. 대게 중간부분으로 많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나리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부분입니다. 120분의 분량중에서 첫번째 씬부터 읽어나가는 5~10분이 그 시나리오의 성패를 좌우하는 거죠. 초반 시작부분에서 이끌어내는 굉장한 흥미유발을 그 이후에도 계속 유지시켜나갈 수 있다면 대성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것은 아니겠지만...

어찌됐건 계속 강조하고 싶은것은 초반 도입부의 시나리오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는 많은 사람들이 첫번째 씬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죠. '어떻게 하면 더욱 멋지게 더욱 흥미진진하게 내용을 시작할 것인가' 이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수많은 영화들을 보아왔지만 보편적인 대부분의 작품들이 시작과 중간내용만큼의 흥미를 끝까지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만 그럴싸하게 좋은 경우가 있고 중간까지도 그럭저럭 괜찮다가 결말은 싱겁기 그지없죠. 영화를 촬영하는데 있어서의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으로 돌아가자면 시나리오에 결정적인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시작부분을 놓고 열심히 고민하던 흔적들이 점점 써가면서 하나둘씩 줄어든다는거죠.

물론 왜 고민없이 중간과 결말부분을 마무리 짓겠습니까? 그러나 시작하던 때만큼의 열정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수 밖에 없는것이 현실이죠. 시작부분이 좋아야 괜찮은 시나리오라고 평가받는 것이 보편적이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심을 끌어야한다는 전제하에서 인정되는 것입니다. 중간과 끝부분에도 그만큼의 내용을 담아야만이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거죠. 그러니까 더욱더 노력해서 끝까지 내용에 충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시작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이 역시도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입니다.

자, 그러면 시나리오를 쓰려고 할때 필요한 것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우선 지문과 대사가 필요합니다. 각기 처해진 상황이나 환경 또는 인물들의 행동을 지문으로 나타내야 하고 또 인물간의 대화내용을 대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 즉 등장인물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 말고도 개나 고양이처럼 동물도 해당이 되죠. 이 세가지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그 밖에는 카메라 앵글을 들여다보면서 글로 표현하는 전문적인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머리속으로 상상을 해야겠지만... 그리고 중요한 부분에 복선을 깔아놓을 수 있는 머리를 갖춰야 합니다. 복선을 설정하는 것은 많은 신경을 써야될 부분이니까... 그외에도 인물들의 심리묘사라든가 갈등을 일으키는 사건들을 만들어내는것 등 여러 요소들을 알아야만 좋은 시나리오를 쓸수가 있습니다.

지문

보이는 모든것을 표현하면 좋습니다. 보이지 않는것은 없으니까... 등장인물의 감정까지도 나타내줘야 하니까 그 역시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차하게 늘어놓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죠. 연습할때야 모든 상황을 다 일일이 적어보고 하면 지문을 쓰는데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상에서의 표현은 지문을 읽어가면서 아주 선명하게 그 장면들이 머리속에 떠오르게 써주면 가장 좋습니다. 추상적인 표현들은 가급적 피하고 구체적으로 써줘야 합니다. 시나리오는 소설이나 시와는 엄연히 다른 영상으로 나타내는 이미지입니다. 이점을 명심해야 겠죠?

대사

제 생각엔 그냥 흔히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얘기들을 그대로 쓰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의 대화나 부모님, 혹은 선생님과의 대화, 아니면 낯선 사람과 만나서 하는 얘기등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항상 겪으면서 말하는 내용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애편지를 쓸때 언제나 틀에 박혀 있는 '오! 당신은 내 마음의 태양, 저 하늘에 빛나는 별빛보다 아름다운...' 등으로 시작하는 얘기들은 정말 재미없고 따분하죠? 간혹 이런말에 기분 좋아하는 여성들도 있으시겠지만... 장르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살아있는 대사, 생동감 넘치는 대사들은 바로 우리의 생활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쓰는 욕이나 집어넣고 아니면 평소에 말이 없다고 대사도 별로 쓰지않는 이런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상황이 있을때 나는 어떻게 얘기를 할까? 이것을 먼저 생각해야합니다. 그 상황에 정말 처해진 경험이 있다면 그 때 상대편과 나눴던 얘기들은 기억해내보고 그런 경우가 없을때는 그냥 내가 할수 있는 말들을 적어보는 겁니다. 써보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때 다시 고민을 해보고 새로 만들어쓰는거죠. 이런식의 대사쓰기가 기본이 되면 그 후에 약간의 맛깔스러운 대사들을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좀 더 내용에 맞게 또 적절한 포인트의 대사들로 살짝살짝 바꾸어 나가는 것이죠. 그것이 숙달되면 대사를 쓰는데 있어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기는 겁니다.

등장인물

시나리오 쓰는데 있어 가장 즐겁고 유쾌한 일이 등장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등장인물은 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만들어내고 성격도 주고 심지어는 태어난 날과 죽는날까지 내 마음대로 할수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생기게 해줄수도 있고 실연당해서 고통스러움을 맛보여줄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이렇듯 내 손안의 펜에서 좌지우지 할수 있는거죠.

그러나 그만큼 고통이 따르는법.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 이것이 얽히면 보통 복잡해지는게 아닙니다. 게다가 주인공과 몇몇만 등장시키면 좋으련만 영화라는것이 어디 그럴수가 있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일일히 개성을 부여해주어야 하는거죠.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쌍동이조차도 완벽하게 같을수는 없죠. 하지만 시나리오라는게 원래 이 재미에 쓰는게 아니었던가요?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등장인물들을 만들어 나가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시나리오에는 주인공이 있고 그 주변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을 만들게 되는데 한명이든 혹은 두세명이든 그 주인공 모두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 성격, 장단점, 좋아하는 음악, 음식, 잠잘때 버릇 등 아주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알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게 바탕이 되어야 시나리오 전개과정에 있어서 드는 고민들, 그 아까운 시간과 노력들이 줄어들게 되는겁니다. 그 주변 사람들도 이해하면 좋겠지만 일단 주인공만큼은 완벽하게 이해한 것으로도 별 문제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내용상의 문제에 있어서는 등장인물과 등장인물의 부딪힘, 필연적으로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 설정을 효과적으로 잘하면 전개하기가 훨씬 쉬워지고 재미도 늘어납니다. 또한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적절히 표현해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세가지를 살펴봤는데 등장인물이 있고 진행되는 상황을 지문과 대사로 나타내준다면 시나리오가 완성되는데 문제가 없겠죠?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나리오(국내영화) Family

시나리오를 읽자!



 

닥터봉
8월의 크리스마스
넘버3
미술관 옆 동물원
쉬리
여고괴담
초록물고기
편지
투캅스
약속
은행나무침대
서편제



시나리오를 잘 쓰는 방법중의 하나는 좋은 작품을 많이 읽는것입니다. 특히 흥행이 된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좋은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열두작품의 시나리오는 한국 영화의 흥행을 주도했던 영화들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좋은 시나리오였기도 합니다. 시나리오를 쓰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위에 있는 작품들을 반드시 서너번씩은 읽어봐야 합니다.

위의 작품들이 개인적 취향이 아닐 경우에도 좋아하는 장르의 시나리오들을 많이 읽어보아야만 시나리오 쓰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작품들은 나 역시 시나리오로 쓸 수 있다는 용기를 가져 보십시요. 설령 너무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면 위의 시나리오들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고 노력해서 그 수준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요. 시나리오 창고안의 최근 작품들과 이전 작품들도 한번씩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나리오를 많이 읽어보는것! 시나리오를 잘 쓰고 싶다면 잊지 마십시요.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나리오 보기 Family

시나리오 구경!
시나리오를 많이 접하는 것이 시나리오 쓰는데 도움이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히 보면서 모방하라는 것이 아니라 잘 쓴 장면들을 보면서 감각을 익히라는 거죠. 영화속에서 본 장면들을 떠올리면 과연 어떻게 표현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머리속에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시나리오 전문에서 제가 생각할 때 참 잘 씌여졌구나 생각되는 장면들을 한번 골라봤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스스럼 없이 써낼수 있을때 좋은 시나리오 작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첫번째 작품은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 첫장면입니다. 시나리오는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경식, 조민호, 장진, 이민용씨가 함께 썼군요. 아직도 영화속에서 본 첫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시나리오 상에서는 지문과 아나운서 멘트로 아주 적절하게 포인트만 살려냈습니다. 첫장면 치고는 상당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한번 보세요!

1.프롤로그(낮)

(하늘에 보이는 도시의 먼 모습. 스모그가 뿌옇게 뒤덮여 흐릿한 도시를 향해 다가가는 카메라. 숨이 막힐 듯한 매연. 아스팔트의 지열속을 힘겹게 지나가는 인파와 차량들. 어디선가 들리는 아나운서의 기상소식)

아나운서멘트:"일요일 정오 뉴스입니다. 전국이 화끈한 찜통 더위에 갇혀있는 가운데 어제 대구에서는 수은주가 섭씨 40.2도까지 올라가 42년 8월1일에 기록한 40도를 53년만에 갱신했습니다. 또한 부산의 38.7도를 비롯, 전국의 기온이 36도 이상의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달째, 계속되는 가뭄 역시 해방 이후 최악의 현상으로 하루 천 6백만평씩의 농경지가 타죽어 가는 것으로 계 분석되어 농작물들의 피해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계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에 대해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가뭄의 원인을 평년에 비해 급격히 세력이 강화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약화, 북상시킨 탓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열대 해양성 기단의 영향으로 인한 고온다습한 찜통 더위와 열대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전기 사용량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곳곳에서 변압기가 터지는 등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정전 사고로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서울역까지의 구간이 한 시간 동안 불통되면서 환불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역사 유리창과 비품등을 부수며 소동을 벌였습니다. 관계당국에서는 가능한 한 에어컨이나 선풍기등의 전기제품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를 거듭 발표하고 있습니다만,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앞으로도 더욱 많아져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흐르는 가운데, 지열이 뜨겁게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 차들이 엉켜있고, 서로 삿대질을 하며 욕지거리를 퍼붓는 운전자들. 한 운전자가 상대의 차를 발로 차버리자, 스패너를 꺼내들고 상대의 유리창을 깨버리는 다른 운전자. 서로 멱살을 붙잡고 싸움을 해댄다. 뒤에 늘어선 차들의 신경질적인 경적음 소리. 그런 모습들을 지나 어느 공중전화 부스로 다가가는 카메라. 욕설을 퍼부으며 전화를 걸고 있는 한 남자. 뒤에는 30대의 여자가 초조한 듯 기다리고 그 뒤에도 두 사내가 더 있다. 남자가 전화기를 내려놓자 밀치고 들어가려는 여자. 남자는 무시하고 동전을 마구 집어넣는다. 여자가 심통이 나 남자의 등을 툭툭 치자 화를 내는 남자. 여자가 하이힐을 벗어 다이얼을 돌리고 있는 남자의 머리통을 후려갈긴다. 남자가 쓰러지고 부스에 오르는 여자. 남자가 벌떡 일어나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삥삥 돌리다가 바닥에 쳐박는다. 그 사이, 서로 먼저 걸겠다고 싸우는 뒤의 두 사내. 결국, 지나다 말리려는 사람들까지 합세해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다. 그런 모습위로 계속 이어지는 아나운서 멘트)

시작을 알리는 첫장면을 살펴봤으니 이번에는 마지막 엔딩장면을 볼까요? 이번 작품은 박종원 감독의 <영원한 제국> 입니다. 시나리오는 임상수, 박성조, 박종원씨가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였을 끝장면일텐데 어떻게 썼나 한번 보죠.

119. 초가집 마당

(굵은 빗줄기가 퍼붓는다. 마당에 있던 개화하려던 꽃망울이 툭, 툭, 툭 떨어져 내린다. 방에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120. 초가집 방 안

(이제 할말을 다한 듯 꼼짝 않고 있는 두 사람, 각각의 생각에 묻혀있다. 만감이 교차하는 정조의 얼굴. 이어 심환지의 얼굴. 다시 정조의 얼굴에서 길게 F.O 되면 블랙화면에 들리는 소리)

늙은인몽:"(소리) 그 몇 달 뒤 유월에 주상전하께서 갑자기 승하하셨다...그 분이 꿈꾸던 '영원한 제국' 역시 막을 내렸다"


121. 초가집 방 안

(방 문 햇살만으로 밝혀져 있는 방안. 무언가 적고 있는 늙은 노인이 그 햇살속에 드러난다. 그의 얼굴엔 한쪽 눈을 가르는 처참한 칼자국이 그어져 있다. 주름살 하나하나에 30년의 모진 풍상이 새겨진 인몽이다. 손이 떨려 글씨를 더 이상 쓸수 없자, 몸을 일으킨 인몽은 허리춤의 주머니에서 하얀 가루를 꺼내 담배를 만든다. 불을 붇이고 길게 한모금 빨아들이고 멍하니 앉아 있으려니 그 옆방에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1:"(소리) 증자 왈, 사불가이 불홍의니 임중이 도원이니라"
(자막-선비는 마음이 넓고 뜻이 굳세야 할 것이니 그 책임은 무겁고 멀기 때문이다. 열린 방문으로 꾀죄죄한 산골 학동들이 보인다. 장난을 치고 있던 아이들, 인몽과 눈길이 마주치자 움찔 자세를 바로한다. 글 읽던 아이 또한 다시 소리를 가다듬는다)

아이1:"인이위기임이니 불역중호아 사이후이니 불역원호아"
(자막-어짐으로 자기의 책임을 삼으니 또한 무겁지 아니한가. 죽은뒤에나 말 것이니 또한 멀지 아니한가)

(그 소리를 들으며 쓰던 글을 멈추고 회한에 젖는 인몽. 다시 먹을 갈아 글쓰기 시작한다. 문틈으로 선생 눈치 보며 아이들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늙은인몽:"(소리) 하늘과 땅 사이 뜬구름 같은 내 머리는 백발이 되었다. 이제 이 종이에 적은 쓸쓸한 말들은 모두 30년 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그날의 기록이다. 이 글이 후세에 전해져 혜안을 가진 선비가 어지러운 이 글 속에서 옳고 그름을 가려만 준다면 미천했던 한 선비가 조금이나마 짐을 벗을까 한다"

(다시 몸을 굽혀 글을 쓰는 인몽. 그의 뒤쪽 창문으로 봄 꽃들이 화창하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그 대자연 속에 조금 전 학동들이 티없이 밝게 노닐고 있다. 한폭의 그림처럼. 여기에 Credit Title이 오른다)

<끝>

다음 장면은 김영빈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테러리스트> 의 한장면입니다. 아주 짧은 씬인데 함축적인 대사가 상당히 멋있게 느껴지는군요. 자! 보시죠.

18. 동두천 삼거리(아침)

(수현 앞을 보면, 자동차 보닛에 기대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현.
말없이 와서 서는 수현)
사현:"(잔 건네며) 마셔라"
수현:"..."
사현:"잘 들어둬라 수현아"
수현:"..."
사현:"앞으로 그 잔에 술을 채워줄 수 없을거다"
수현:"..."
사현:"누구도 그 잔에 채워주지 않을지도 몰라"
수현:"..."
사현:"오직 너만이 채울 수 있다. 네 앞에 놓인 인생처럼..."
수현:"..."
사현:"오른쪽으로 가면 경찰서고 왼쪽엔 시외버스 터미널이다.
이 선택은 형이 네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다. 간다"
(떠나가는 사현의 자동차를 오랫동안 보는 수현)


제가 시나리오로서 가장 잘 씌여진 작품-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이라고 얘기했던 이광훈 감독의 <닥터봉>을 살펴보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육정원씨가 썼습니다. 네장면을 살펴보겠는데 아주 평범한 장면들을 재치있게 잘 구성해 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닥터봉의 장면들은 참고를 하셔서 생활속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 내시기 바랍니다. 자! 볼까요?

준우와 여진이 만나는 주차장 씬입니다. 둘 사이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주 확연하게 드러내주고 있죠.

13. 주차장(밤)
(초점이 제대로 안 맞는 여진의 시선으로 보이는 준우의 차.
준우의 하얀 뉴그랜저가 여진의 차 측면에 끼어있다.
한쪽 렌즈가 없는 안경을 쓴 채 준우와 말다툼하고 있는 여진)
여진:"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내 차 몰딩을 엉망으로 해놓구선!"
준우:"내 차는 펜더가 찌그러졌어요"
여진:"글쎄. 그걸 내가 그랬냐구요?
댁의 운전 미숙으로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준우:"차를 주차선 넘어 삐뚜루 세워놔서 사고 유발을 시킨게 누군데?"
여진:"그래서요? 책임회피를 하겠다 이거에요?"
준우:"내 말은 각자 잘못이 있으니까 각자 수리를 하자 이거요"
여진:"미쳤어요? 가해자는 당신인데 왜 내가 내돈을 들이고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수리센타엘 가야돼요?"
준우:"당신이 주차를 거지같이 했잖아!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구"
여진:"당신이 운전을 똑바루 했으면 됐잖아"
준우:"나원 참 얘기가 뱅뱅 맴도는 구만 이거"
여진:"남자면 남자답게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수리비를 지불하세요.
치사하게 굴지말구"
준우:"남자답게? 필요할 땐 여성상위고 이럴 땐 남자답게 굴라고 하는데 말이야. 모순 아니요?"
여진:"남자가 치사하게 나오니까 그렇죠.
그랜저까지 몰고 다니면서 째째하게"
준우:"그랜저 모는 사람은 봉인가?
잘못도 없이 돈 뜯겨야 되냐구?"
여진:"뜯겨요? 내가 공갈 차치기에요? 댁을 뜯게?
나 원 살다보니 별 그지발싸개 같은 경우를 다 당하네.
관둡시다. 관둬! (휙 돌아서가다가)
그 돈 갖고 잘먹고 잘살아라. 이 쫌상아!"
(준우 쫓아간다. 준우가 쫓아오니까 여진 도망간다. 그러나 준우에게 어깨를 잡히고 만다)
여진:"이거 놔요!"
준우:"(지갑에서 돈 꺼내주며) 자 여기 삼십만 원 있어.
이거면 똥차 고치구두 남을 테니까 나머지 돈으로 안경알이나 사서 끼구 담부턴 주차 제대루해. 알았어?"
(손에 쥐어준다. 여진 따귀 냅다 올려붙인다. 준우 벙찌고)
여진:"누굴 거지루 보나? 줘야 할 돈 정당하게 안주고 이게 무슨 개같은 경우야?
이 돈 불쾌해서 못 받겠어. 자 이건 따귀 때린 값이야. 넣어둬요"
(수표를 준우의 윗주머니에 찔러넣는다)
준우:"(여진 멱살 확 잡아 노려보며) 여잔 절대 손대는 게 아니란 내 조부님의 당부만 없었어두 넌 벌써 죽었어!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여진 겁먹어서 가만히 있다. 멱살 놔주곤 휙 돌아서서 걸어가는 준우)
여진:"(겁먹은 거 만회하려는 듯 손바닥 탁탁 털며)
누가 운 좋은지 모르겠네. 난 가스총 사용할려다 말았다. 알아?"

이번 장면은 훈이와 지나가 나누는 대사입니다. 유모스럽게 적절한 대사를 살려내고 있습니다. 자! 보시죠.

19. 동물원
(기린, 호랑이 등등의 모습이 보이고, 견학나온 국민학생들이 저마다 앉아서 점심을 먹고있다.
도시락을 먹는 훈과 지나.
지나와 훈이의 김밥 말은 모양이 대조적이다.
김밥이 뜯어지는 바람에 먹느라고 애쓰는 훈을 보면서 지나가 혀를 끌끌찬다)
지나:"울 엄마가 니꺼까지 싸줬는데 왜 그걸 먹니?"
훈:"아빠가 만든거야. (하나 또 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는다)
모양은 이상해도 맛은 캡이야"
(한가로운 동물원 풍경들 인서트.
훈 가방에서 콘돔을 꺼내 분다)
훈:"하나 줄까? 우리 집에 많아"
지나:"바보야. 그건 풍선이 아니라 아기 생기는 고무주머니야"
훈:"웃기지 마. 애기가 아무리 작아두 어떻게 이런 데 들어가니?"
지나:"진짜야. 내가 엄마 서랍에 있는 고무주머니에다가 바늘 구멍을 냈거든. 그래서 내 동생이 생긴거야"
훈:"그래? (골똘) 그렇다면 아빠 풍선을 꼭 확인해 봐야겠구나.
구멍 나 있으면 큰일이니까"
지나:"넌 동생이 생기는 게 싫어?"
훈:"갓난애기가 무슨 필요가 있어? 빽빽 울기만 할텐데"
지나:"그럼 기린은 왜 필요하겠니?"
훈:"? (나뭇잎을 뜯어먹고 있는 기린을 멍하니 본다)"

다음 장면은 준우와 여진, 두사람의 사랑에 대한 암시를 해주는 씬입니다. 아름답게 구성을 해놨군요. 이런 로맨스 장면은 꼭 한번 연구해서 써 볼 필요가 있죠! 주의깊게 읽어보세요.

97. 근처 강가(밤)
(감자가 모닥불 속에서 탁탁 소리를 내며 구워진다.
버너 위 주전자에선 커피가 끓고 있고, 여진 커피를 따라 혼자 마시려다 준우를 보고 한잔을 더 따라 말없이 준다.
준우, 여진을 흘낏 보곤 커피잔을 받는다.
훈은 감자가 익기만을 기다리며 꼬챙이를 연신 돌리고.
무릎 세우고 앉아 모닥불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진.
모닥불이 어른거리는 그녀의 옆 얼굴을 바라보는 준우)
훈:"아빠! 오리온 자리가 어느거지?"
(어느새 여진의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을 보고 있는 훈)
준우:"(밤하늘을 가리키며) 저기 일등성이 두개 보이니?
그 가운데 삼태성을 경계로 대칭하고 있잖아"
여진:"일등성이 뭐에요?"
훈:"가장 밝은 별이야"
여진:"(고개를 끄덕이며 별을 보다가) 안경이 없으니깐 희미하네..."
(오리온 자리가 밝게 보인다)
훈:"아름다운 아르테미스가 오빠 아폴로의 속임수로 강에서 수영하는 연인 오리온을 활로 죽였대..."
여진:"슬픈 얘기구나..."
준우:"(벌렁 드러누우며)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여진, 준우 돌아본다)
준우:"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준우.여진:"(동시에)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준우와 여진 서로 어색하게 웃는다. 훈이 슬쩍 자리를 비켜준다)
여진:"왜 아까부터 내 얼굴은 뚫어지게 봐요?
내 얼굴 첨 봤어요?"
준우:"안경을 안 쓰니까 딴 사람 같아서...
거긴 무당처럼 춤을 안 추면 노래가 안 써지나?"
여진:"무당? (픽 웃고는) 노래마다 틀려요.
템포가 빠른 춤곡일 땐 그러기도 하고..."
준우:"가사를 먼저 쓰고 곡을 붙이는 거 아닌가?"
여진:"곡이 먼저 나오고 가사를 붙여요.
그리고 그 가수의 창법대로 가사를 불러봐야지만 정확한 느낌이 생기고..."
준우:"거 참 괜찮은 직업이야.
한 두어 시간 끄적거리고 먹고 사는 거 보면?"
여진:"두 시간요? 보통 가이드 송을 한 이삼백 번씩 들으니까, 한곡 쓰는데 적어도 사오일 정도 걸려요"
준우:"똑같은 곡을 몇백 번 들으면 질리겠군?"
여진:"질리지만 해야죠"
준우:"그래 얼마나 했어요?"
여진:"한 오 년 됐어요... 원래는 작곡을 하고 싶었었는데, 그 쪽은 왜 치과의사가 됐죠?"
준우:"어렸을 땐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대학 지원할 때 치대를 갔죠.
(훈이를 보다가) 어, 얘 어디 갔지? 훈아!"
(두 사람 일어나서 훈이를 찾는다)

결론을 짓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주 화끈하게 끝맺음을 하는군요. 깔끔하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읽어보세요!

131. 근처 공원(밤)
(보안등 아래 세워져 있는 준우의 차에 하얗게 눈이 덮여있다.
준우 차에 기대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준우 몸을 바로하고 담배를 바닥에 버리려다 주머니에 넣는다.
어느새 준우가 준 안경을 쓴 여진이가 앞에 서 있다.
여진. 외투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서서 바라보기만 할 뿐, 표정이 없다)
준우:"...음 그러니까 내가 왜 다시 왔냐면..."
(주머니에서 여진의 시계를 꺼내 준다)
여진:"(말없이 받는다)...아 참...어디 뒀나 했었는데, 고마워요...그럼"
(돌아서서 가는 여진)
하얗게 내리는 눈과 가로등 사이로 멀어지는 여진)
준우:"잠깐!"
(여진 꼼짝않고 보기만)
준우:"우리 결혼하자"
여진:"(꿀먹은 벙어리처럼)..."
준우:"내 말 못들었어?"
여진:"들었어요"
준우:"근데?"
여진:"전 별로 유머센스가 없어서요.
어떻게 되받아쳐야 할지 생각중이에요"
준우:"농담하는 줄 알아? 진지하게 프로포즈하는거야.
난 건강하구 꽤 유능한 의사구 또 결혼하면 거기 이외엔 다른 여자한텐 한눈파는 일 없을거야.
믿어 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거기 고생시키지 않을만큼 돈도 벌어"
여진:"그런 말 들고 싶지 않아요"
준우:"뭐? (기분이 상해서) 그래? 그럼 무슨 말을 할까?"
여진:"생각해 봐요. 정말 나한테 할 말이 그렇게 없어요?"
준우:"됐어. 난 거기한테 이런 말할 자격도 없는데 말야.
이미 한번 결혼했던 사람이구 또 아이까지 있는 홀아비니 당신같은 괜찮은 여자가 결혼해 줄 리가 없지.
이쯤해서 덮어두자고 그 얘긴"
여진:"바보! 사랑한다는 말을 아직 한 번도 안했잖아"
(준우 돌아서 본다)
여진:"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안한 남자한테 어떻게 결혼 승낙을 해요?"
준우:"(비로소 표정 부드러워지며) 내가 사랑하고 있는거 몰랐어?
...사랑해"
(여진, 별안간 준우의 따귀를 세게 때린다.
준우 얼떨결에 맞아 여진을 보며 멍한다)
여진:"그 말하는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려요!"
(와락 달려들어 격렬한 키스를 한다.
준우, 몰아붙이는 여진 때문에 몸이 차로 젖혀진다.
여진, 준우를 찍어누르면서 키스)
여진:"(활짝 웃으면서) 결혼해 드리겠어요. 닥터 봉!"
준우:"(겨우 정신 수습) 미세스 봉!
이 키스 특허 내야겠는걸 아무도 못 훔쳐가게"
(이번엔 준우가 키스를 한다.
카메라 두 사람 껴안고 있는 사이로 이동해서 준우의 차에 다가간다.
창 밖으로 얼굴을 내민 훈이와 지나가 두 사람을 보면서 씩 웃고있다.
...훈이가 지나에게 뽀뽀를 하려하자, 지나는 여진처럼 훈의 뺨을 살짝 때린다.
하얗게 내리는 눈이 화면을 천천히 뒤덮는다)



지금까지 닥터봉의 여러 장면을 보셨는데요 일단은 안정된 대사들이 아주 돋보입니다. 재치도 있고 깨끗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그런 조건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정도의 능력을 갖게 되신다면 제 생각엔 좋은 시나리오를 쓸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계속해서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 시나리오의 장면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쉬리>의 강제규 감독과 장현수 감독이 공동으로 작업했군요. 첫번째 씬입니다. 도입부인 만큼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나타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본 영화가 영웅본색 1편인데 물론 중국어 공부를 하기위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영화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웅본색의 주윤발의 모습, 그리고 알파치노의 모습을 용대와 대비시키는 장면입니다. 또 세번째 씬에서는 열혈남아의 장면들이 보여지는데 홍콩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겁니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장면들과 주인공 용대가 꿈꾸는 바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효과도 나름대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여지는군요. 자! 읽어보시죠.

1. 용대의 지하셋방 (타이틀 백)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안가는 어둠.
영웅본색의 포스터, 창을 통해 들어온 유일한 빛이 주윤발의 얼굴을 식별케 한다.
성냥을 씹으며 웃고 있는 주윤발.
그 위를 덮는 홍콩 영화의 사운드 길게-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프레임 인되는 부어터진 용대의 얼굴, 성냥을 물고 있다.
한참, 티브이 세트를 향해 무릎 걸음으로 가는 용대의 팬티.
영웅본색의 테잎을 정지시키고 꽤 많은 테잎들 중 스카페이스를 찾아 데크에 끼운다.
빠르게 흐르는 화면.
리모콘으로 정지시키는 용대.
터질 듯한 사운드와 함께 화면 밖으로 피가 튄다.
원해 자리로 돌아가는 용대를 따르면 한 귀퉁이 찢어져 나간 스카페이스의 포스터.
음울한 모습의 알파치노 서 있다.
다시 화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한 후의 알파치노.
쿠바의 악센트가 강하게 실린 영어로 얘기한다.
용대, 테잎을 수십번을 본것을 입증하듯 똑같은 대사를 쿠바식 영어로 따라한다.
부어터지고 멍든 얼굴의 용대, 어떤 비장한 결심이 표정에 실린다)

자! 두번째 씬입니다. 이 장면은 그냥 평범한 씬인데 첫번째와 세번째씬의 연결을 위해 적어봤습니다. 부담없이 읽어보세요.

2. 세차장
(전체부감, 하나의 샷으로, 정비소를 겸한 세차장.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가 선명하다.
종업원 대여섯이 달라 붙어 흰색 승용차의 차체를 들어 올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 저기서 힘겨운 비명이 터져 나오는데, 사무실에서 튀어 나오는-)
사장:"이런 밥벌레 같은 놈의 새끼들. 여섯이서 그거 하나 못드냐?!"
종업원1:"아이고 사장님, 우리가 뭐 이용댑니까?"
사장:"용대 이새끼 어딨어. 또 안나왔어?"
종업원1:"어제 터미널 애들하고 한따가리 했답니다"
사장:"이런 골통새끼, 야! 근철아, 너가서 용대새끼 찾아와.
오늘은 정말 끝장을 봐야지. 기운 좀 쓴다구 오냐 오냐 해줬더니,
근철아 너 빨리 안가?!"
근철:"형 병원에 들렀다 온다구 했어요"
사장:"뭐야? 이 새끼들이 정말..."
(근철이가 손을 떼는 바람에 우르르 무너지는 사람들, 차체, 차주인의 비명소리.
후다닥 사무실에서 튕겨 나오는 중늙은이들)
중년1:"이사장, 아 칠거야 안칠꺼야?"
(손에 든 화투장을 보는 사장,
무너져 내린 승용차 주위로 난감해 하는 종업원들 뚱한 표정의 근철.
사장 화투장을 팽개치며)
사장:"이꼴통 새끼 오기만 해봐라"

자! 처음에 얘기했던 열혈남아의 멋진 장면들이 있습니다. 유덕화와 장학우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죠. 용대가 영화속의 장면들을 보면서 아주 절실히 감명을 받는군요.

3. 용대방
(다시 모니터-열혈남아의 한 장면)
장학우:"내가 누군지 보여주고 싶어.
내가 어떤 놈인지를 보여주고 싶다구"
유덕화:"부질없는 짓이야. 나 역시 사람도 죽였고 수없이 감방을 들락거렸어.
결국 내게 남은게 뭐야?"
장학우:"그래도 형은 유명해. 난 뭐야?
나도 형처럼 유명해지고 싶어! 영웅, 영웅이 되고 싶어"
유덕화:"잠시 떠들썩할 뿐이야.
사람들은 일주일도 못돼 까마득히 잊고 말아!"
장학우:"잊어도 좋아. 일주일이 아니라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되고 싶어!
더 이상 이렇게 시시하게 살고 싶지 않아!"
(화면 툭 멈춘다. 리와인드 되는 화면.
용대, 장학우의 말에 가슴이 벅차다. 다시 화면-)
장학우:"잊어도 좋아. 일주일이 아니라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되고 싶어!
더 이상 이렇게 시시하게 살고 싶지 않아!"
(또 다시 스톱되는 화면.
용대 절절히 공감하고 그로 인해서 가슴 아프다.
고개를 떨구었다 들면서)
용대:"18!"
(벌떡 일어난다. 비로소 보여지는 방안의 모습들.
초라하고 조악함, 캐시미르 이불, 여러가지 포스터와 테잎들, 유일한 여자의 누드사진,
용대, 창으로 걸어가 검은 커튼을 와락 젖힌다.
쏟아져 드러오는 햇살. 거리를 걷는 사람들.
유독 잘빠진 여자의 다리에 용대의 시선이 엉겨붙는다)

이번 작품은 정지영 감독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입니다. 시나리오는 유지형, 심승보, 이원근. 정지영 네사람의 공동작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역시 초반의 도입부분입니다. 주인공 병석이 영화광이라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는 씬인데 아이들앞에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장면으로 의도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좋은 효과죠!

3. 교실안(중 1-2)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별안간 제자리를 찾아앉고 조용해지는 교실.
담임이 어떤 아이의 뒷덜미를 잡아끌고 교단에 오른다.
집중되는 아이들의 시선)
담임:"에또. 우리반에서 모범생이 하나 나왔다"
(담임으로부터 카메라 틸트 다운하면 병석이다.
대나무자를 들어 교탁을 탁탁치는 담임)
담임:"손 내밀어. 한마디에 한대씩이다.
무슨 모범을 보였나? 니 입으로 읊어봐!"
(망설이고 말을 못하는 병석. 담임 대나무자로 머리통을 때린다)
병석:"...저는"
(손바닥 위에 떨어지는 매질)
병석:"어젯밤 경보극장에서"
(따-딱)
병석:"영화를 보다가"
(딱 딱)
담임:"무슨 영화"
병석:"<비에 젖은 욕정>을 보다가"
(따-다닥-닥 매맞는 소리에 몸을 움찔거리는 명길. 머뭇거리는 병석)
담임:"빨리 해!"
병석:"시 교육위원회의 단속반에 걸려서"
(따-다-닥)
병석:"유기정학을 받게 됐습니다"
(따-따-따-따 겁에 질려 조용한 아이들.
안됐다는 표정으로 병석을 바라보는 명길)

다음 장면 계속 보시죠! 세번째 씬에서 나타내려 하는 바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병석이 영화에 완전히 흠뻑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적절하게 나타내고 있죠.

6. 다시 교무실
(병석이 선생님들 앞에서 열심히 영화에 대해 떠들고 있다)
병석:"<나의 청춘 마리안느>는 너무 예술적이라 애들한테는 좀 어려울겁니다.
그리고 <삼총사>는 재미있지만 교육적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율리시즈>가 좋겠습니다"
김선생:"어떤 영환데?"
병석:"(입술을 한번 다시고 나서) 호머의 서사시 '오딧세이'를 영화화한 작품인데,
이태리의 거부 디노 데 로렌티스와 카를로 폰티가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
카를로 폰티는 소피아 로렌의 남편입니다.
출연 배우는 미국에서 커크 더글라스와 앤소니 퀸,
이탈리아에서는 실바노 망가노와 롯사나 포데스타같은 스타급들이 총 출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각색은 무려 일곱명이 맡아서 했는데,
그들 중에는 '젊은 사자들'을 쓴 소설가 어윈쇼우와,
'특종기사'라는 희곡으로 유명한 극작가 벤 헥트도 끼어 있습니다"
(여기 저기서 감탄하는 선생님들의 얼굴.
명길은 병석의 그런 모습을 부러운듯 바라본다)
담임:"(병석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임마! 영화내용을 말하란 말야"



일단 준비된 자료는 여기까지입니다. 더 좋은 장면을 찾는데로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시나리오 많이 읽는것! 절대 잊지 마시기를...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시나리오 알기 Family

시나리오란 뭘까?


가장 쉽게 설명해서 영화대본이라고 말하는데 영어로는 scenario 로 표기됩니다. 원래 시나리오라는 말은 이탈리아 언어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그렇게 부르지 않고 있고 미국에서 역시 스크린 플레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통하고 있는 언어라는 거죠. 사실 어떻게 부르는가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죠. 가장 쉽고 간단하게 영화대본이라고 하는것도 좋습니다.

시나리오 곧 영화대본, 이건 너무 쉽죠? 정말 말그대로 쉽게 설명한 표현입니다. 그러면 쉽게 설명했으니 여기서 끝내도 될까요? 아니 좀 더 멋진 표현으로 설명하는건 어떨까요? 애인이나 혹은 친구들과의 대화내용중에 영화얘기가 나오면 그때 시나리오에 대해서 스쳐가듯 설명하는 겁니다. 시나리오란 영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사실 제가 내린 정의는 아닙니다. 영화 평론가 유지나씨가 쓴 책에 담긴 내용인데 참 멋있는 얘기죠? 먼저 이렇게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이 유감일 정도죠. 제가 시나리오를 써본 경험에 의하면 머리속에 이미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놓고 있었죠. 그것은 바로 제가 생각하고 있던 영상들인데 그 영상들을 하나 하나 꺼내 글로 옮기니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였죠.

영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이것이야말로 시나리오를 멋지게 설명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정말 잘 기억해 두세요. 시나리오란 영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설명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모르시는건 아니겠죠?

자 그럼 시나리오를 한 번 구경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닥터봉의 시나리오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시나리오를 읽어왔지만 머리속에 영상으로 영화를 보는듯 화면이 지나가는 느낌을 가장 많이 받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매우 많이 웃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즐거웠다는 얘기도 되고... 그것은 앞에서 말한것과 연관이 있는데 대부분의 시나리오들은 우스운 장면을 묘사해도 영상으로 표현될때 그 효과가 나타나는것이 보통입니다. 바꿔 말하면 희극적인 장면들이 시나리오상에서는 별로 우스운 느낌을 받을수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닥터봉은 시나리오 그 자체로도 매우 통쾌했습니다. 화면이 그대로 머리속에 나타났기 때문이죠.

자! 닥터봉의 첫장면을 살펴볼까요?

1. 암전된 화면

(준우의 낮고 다정한 목소리)
준우:"(E)여기 편하게 누워"
소녀:"(E)벌써 해요?"
준우:"(E)겁낼거 없어. 남들도 다 하는거야"
소녀:"(E)저 다음에 할래요. 너무 무서워요. 아플까봐"
준우:"(E)처음이라서 그래. 자 크게 벌려. 아프지 않을테니까"
(옷벗는 것 같은 소리 들린다. 이어서 윙~ 전기드릴소리)

2. 치과 진료실
(컴컴한 터널이 끝나면 단발머리 여고생이 입을 최대한 벌린 모습니다.
흰 가운을 입은 준우. 치과용 드릴로 충치를 갈기 시작하고 여고생, 교복 치마를 움켜잡는다)

약간은 야하기도 한 장면이죠?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첫번째 씬에서 전기드릴소리와 함께 두번째 씬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나타내 줍니다. 제 생각엔 닥터봉의 시나리오 작가(육정원씨) 역시 이 첫장면을 매우 많이 고민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죠. 그 어떤 장면도 이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다른 장면도 살펴볼까요?

55. 동 거실

(만화책이 바닥에 널려있다.
커피를 마시며 꿈꾸듯 말하는 여진.
훈 강아지를 품에 안은채 듣고 있다)
여진:"샤를 보아이어란 배우가 있었는데 잘생기고 품위있는 남자 배우야"
훈:"그럼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었겠군요. 우리 아빠처럼"
여진:"하지만 그 남자한테는 오직 한 여인만 있었어.
그들은 처음 만나서 사십사년이 지난 후까지 연인이요, 친구요, 반려자였어.
그러다가 그만 아내인 패트리샤가 간암에 걸렸어"
훈:"(슬프게)우리 엄만 유방암이었어요"
여진:"(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그랬구나. 이 얘기 그만할까?"
훈:"아뇨. 마저 해주세요"
여진:"그는 아내의 병상을 지켰어. 여섯달동안이나 밤낮으로.
그러나 그는 이미 정해진 운명을 바꿀수 없었어"
훈:"모든게 다 주님의 뜻이래요"
여진:"주일학교를 열심히 다녔구나"
훈:"예.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여진:"패트리샤는 남편팔에 안겨서 죽었지.
그리고 이틀후 남자도 죽었어"
훈:"너무 슬퍼서 심장이 뻥 터졌구나"
여진:"그건 아니지만 마찬가지야.
그녀의 사랑은 나에게는 생명이었다.
이런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니까"
훈:"자살했어요?"
여진:"아름다운 이야기지.
수많은 여배우들의 유혹과 여성팬들이 있었는데도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했어.
얼마나 멋진 남자니?"
훈:"누난 그런 남자를 찾았어요?"
여진:"불행히도 아직 못 찾았어.
요즘 남자들은 연애를 무슨 취미생활 쯤으로 안다니까.
(벌렁 누우며)정말 재미없는 세상이야. 낭만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첫 눈이 내릴때는 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고 싶은데..."
(훈 생각에 빠져서 여진을 본다)

닥터봉의 중반부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사랑에 대한 내용을 샤를 보아이어란 배우와 그의 아내의 관계를 들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상의 내용이지만 사랑에 대한 얘기가 너무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죠? 또한 그 중간에 훈이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내용도 적절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상당히 낭만적이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이 시나리오의 주제를 담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두 장면을 감상해 봤는데 시나리오를 많이 보는것이 시나리오를 쓰는데 도움이 되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영화 진흥공사에서 매년 발간하는 '한국 시나리오 선집'이 17권까지 출판되어 있는데 11권부터 17권까지는 한번쯤 읽어보는게 무척 좋을것 같습니다. 아예 두권 정도 사서 가지고 있는것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황선범의 시나리오 길라잡이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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